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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소식]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COP16, 중대한 기금 합의 미뤄져 실망 남긴 채 종료
07 Nov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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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F, COP16의 일부 성과는 환영하지만…중요한 결정 미루면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이행에 적신호 켜져


전 세계 196개 국이 참여한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6차 당사국총회(COP16)가 마무리됐다. 

콜럼비아 칼리에서 10월 2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 이번 총회는 지난 COP15에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합의한 이후 처음 개최되는 회의로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기금 합의 등에 이르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자연의 회복을 목표로 한 GBF의 신뢰성과 향후 이행을 저해할 위험이 남게 됐다.


▲중요한 합의 사항

이번 당사국총회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칼리 기금(Cali Fund)’ 조성이다. 이 기금은 생물의 발생과 성장, 기능에 필요한 유전적 정보 등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인 디지털 염기서열 정보(DSI)를 이용한 기업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기금을 내도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금 사용의 세부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금의 절반은 토착민 및 지역사회에 직접적으로 또는 정부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여성과 청년을 포함한 지역사회가 자연으로부터 얻는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커스틴 슈이트(Kirsten Schuijt) WWF-International 사무총장은 “일부 세부 항목에서 미흡한 점이 있지만, ‘칼리 기금’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자연을 통해 이익을 얻는 기업이 생물다양성 보전에 공정하게 기여하도록 보장하고, 가장 필요한 사람들과 지역에 중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되는 재원 마련

칼리 기금의 진전이 이루어진 반면, 또 다른 중요한 문제에 대한 협상은 중단되기도 했다.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폭넓은 생물다양성 기금 설립과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무산됐다. 

특히, 2026년과 2030년에 진행할 전지구적 이행점검(Stocktake)의 절차와 모니터링 체계의 공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지만 회의가 중단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 했다. 슈이트 사무총장은 회의가 중단된 상황에 대해 “개최국 콜롬비아와 여러 협상 참여자들이 합의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이번 결과는 GBF의 이행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이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30년까지 자연 손실을 막고 회복하는 목표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GBF 당시 선진국들은 2025년까지 생물다양성 기금으로 연간 200억 달러(USD)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COP16의 임시 자금 지원 기구인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기금(GBFF)에 모인 금액은 약 4억 7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생물다양성 보전에 해로운 보조금을 파악하고 용도를 변경하는 등의 조치도 거의 이행되지 않았다. 

WWF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기금에 대한 결정이 늦어질수록 2030년 목표 달성에 미치는 위협 또한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성과

이번 회의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생물다양성협약 제8조 j항 관련 토착 원주민으로 구성된 상설 기구를 만들기로 한 결정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주민의 효과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중요한 합의 사항이다. 

또한, 18개국의 지원을 받아 새로 출범한 정부 주도의 '주류화 챔피언 그룹'을 비롯해 주요 부문 전반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주류화하는 작업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건강을 위한 대응 계획과 ‘생태학적 핵심해역(EBSA)’을 정의하는 절차를 채택한 것도 중요한 진전이었으며, 핵심해역 정의는 2030년까지 해양의 30% 보전 목표 달성에 중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WWF-International 정책 및 애드보커시 선임 국장을 맡고 있는 린 리 박사(Dr.Lin Li)는 “COP16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공동체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는 토착민, 지역사회, 여성, 청년 등 다양한 공동체의 참여가 있었으며 정부 및 기업 등 주요 의사결정자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과 기후의 연계성 강화

COP16 마무리 시점까지 44개 나라가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 National Biodiversity Strategies and Action Plan)을 제출했으며, 당사국의 약 63%에 해당하는 119개 국가가 수정된 국가 목표를 제출했다. 이번 총회가 시작되기 전 국가 전략을 제출한 나라가 절반을 넘지 않았던 점을 고려했을 때,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이다.

WWF가 이번 COP16을 앞두고 런칭한 NBSAP 트래커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육상, 해안 및 해양 지역의 30%를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제출했으나, 현재 보호구역은 육상 17%, 해양 1.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생물다양성에 해로운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약속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지속가능한 소비 확대 방안과 국가 재정 계획은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WWF는 COP16에 이어 11월 11일부터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9차 당사국총회(COP29)에서 국가 생물다양성 계획과 기후 대응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후와 생물다양성 협약 간의 협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